[자력현장시즌3] 숨은 고수를 찾아서

[자력현장시즌3] 숨은 고수를 찾아서


좋은관계금속경기

현대모비스화성지회 [숨고인터뷰] 전문

2021.6.9.(수)

참가 : 현대모비스화성지회 엄수찬, 최승근 조합원, 이경호 교선/ 지부 윤욱동 수석, 김유진 교선


"전 수석의 메아리와 비타오백의 사나이"


※ ‘고수’를 찾는다는 제목 자체가 추천받은 당사자에게 부담일 수 있는데 인터뷰 취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고 크게 부담갖지 말 것을 당부, ‘자력현장’ 강화를 위한 사례를 찾고 공유하는 취지를 설명하며 인터뷰를 시작함.

 


[추천 사유]

(이경호) 상집회의에서 추천 받았는데 다들 추천하는 취지를 자세히 얘기하진 않았지만, 똑같이 느끼는 바가 있었던 것 같다. 간부는 아니지만 조합 일에 관심이 많고 뒤에서 지원하며 참여하는 모습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최승근 조합원은 지회 소식지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지회 활동 돌아가는 것에 늘 관심과 애정을 갖고 생활하고, 엄수찬 조합원은 처음 노조 설립 때도 간부들 힘들 때 ‘술 한 잔 하자’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출근선전전 때 전조합원에게 비타500 사서 나눠주시고 한 기억이 있어서, 사람들이 이 분들이 뒤에서 열심히 함께 하는데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다 느낀 것 같다.

(윤욱동) 사심이나 이해관계로 조합활동을 취사선택하는 게 아니라 일관된 책임과 권리의식을 갖고 조합원으로서 생활해 온 것을 만 4년 동안 지켜보고 쌓인 결과로 추천된 것 같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답변 바란다. 처음이라, 오늘 이후로 다른 사업장 진행할 때는 수정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 잘 끊어달라.  


노동조합 설립한 지 이제 만 4년이 되었네요. (2017.5.27.) 지금 조합원 생활(직장생활 포함)은 두루두루 행복하신지요?

 

(최승근) 네 행복합니다.

 

끝?

 

(최승근) 4년 동안, 저의 경우 조합활동을 간부로 시작해서 지내다가 20년에 현장 가서 많이 바뀐 모습도 보고,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모습, 소소한 행복들이 많아진 것 같다. 전에는 억압이 심하고, 서로 인사도 못했던 시기가 길었는데 자유롭게 서로 인사도 나누고 즐겁게 지내는 것 같다. 다만 코로나 때문에 요즘 힘들고 아쉽긴 한데 그래도 전보다 많이 좋아지고 행복한 직장생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수찬) 확실하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여담인데 제가 입사한지 16년 됐다.

 

왕고참이네

 

(엄수찬) 노동조합 4년 불과 요 사이에, 사실 조합 설립 직전까지만 해도 잘릴 뻔 했다. 합쳐지기 전에 8개 다른 업체에도 이런 일 있었겠지만 저는 엔진라인 소속인데 불량 때문에 짤린다 그러는 일도 많아서. 확실히 좋아진 건 노동조합 생기고 나서 회사 출근하는 게 행복해졌다. 그 전에는 ‘가기 싫다’, ‘오늘 또 욕먹으러 나가는구나’ 했는데, 조합이라는 튼튼한 빽이 생기다보니 회사 나오는 게 행복해지고 일하는 것도 재미있고 어떨 때는 일 있어서 연차 써야될 때도 연차 안 쓰고 일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 그렇다.

 

지금 하시는 얘기는 전체 조합원에게 해당 될 것 같은데? 데면데면한 관계에서 라인 넘어 다 알게 되고 인사하게 되고, 4년 지났으니 거의 다 아는 사이 됐을 것. 출근하고 일하는 거에 눈치 안 보고 우리 할 일은 우리가 책임 지고 나머지는 회사가 알아서 다 책임지는 룰이 잡혀서. 저도 이런 데 출근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투쟁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엄수찬) 친구들 중에 기아자동차 정규직, 현대차 울산공장 협력업체 다니는 친구들 많아서 그들이 양재동 가는 거 얘기로 들었었는데 내가 처음 양재동 갔을 때, ‘아 내가 양재동 올 수 있는 조합원이 됐구나’ 그런 생각에 스스로 놀랐다. ‘나도 화성지회 조합원 일원으로서 양재동에 투쟁을 하러 가는구나’ 했던 게 정말 기억이 난다.

 

(이경호) 굉장히 무더운 날이었는데

 

(최승근) 7월 13일

  그걸 기억해?

  (엄수찬) 현대기아 본사를 그 때 제가 처음 가봤어요.

  정체성이 확 왔구만. 우리는 이런 존재야, 밑바닥 하청 아니라 우리도 양재동 올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노동자라는 사실이. 조합원들도 그랬겠다.

 

(최승근) 설문조사에서 많이 그런 얘기 나왔죠. 저는 워낙 여러 번 들은 질문이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많이 물어봤다. 기억나는 순간 많은데, 그중에 굳이 하나를 꼽아보면, 7월 10날, 13일 양재동 가기 전에. 우리 조합원이 한 번에 다 모일 수가 없어요 구조 상. 근데 파업 출정식을 했을 때 전 조합원이 다 모여서 한 곳에서 한 목소리로 외치고,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되게 가슴 벅차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2017년에 만들고 나서, 조합원 요구가 ‘우리 힘으로 우리가 파업을 해보지 못했다’ 했는데 최초의 파업, 최초의 출정식을 전조합원이 같이 모여서 했던 게.

 

2018년도, 7월 10일에. 야간자도 모였나?

 

(최승근) 전조합원이 그 때 중간에. 처음이었고 마지막이었네. 생각해보니까. 체육대회도 있긴 했는데. 그 인원이 전체 모인 거는

  올해 한 번 모여야 되겠네

불타는 용광로 다시 한 번

(최승근) 해체했습니다.(단호박)

파업날짜 잡히면 휴화산에서 활화산으로 바뀌어야

하하하


구성원으로서 활동해오면서 후회되는 일이나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그 이유는?

 

(최승근) 개인적으로는, 이런 얘기도 많이 했는데. 큰일보다도 소소한 게 중요한 것 같다. 관계를, 노동조합하면서 관계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고, 스스로 ‘아 내가 한 쪽으로만 치우쳐서 보는구나’를 많이 느꼈는데 그게 많이 후회된다. 내 입장에서만 판단하고, 조합원과 다른 사람들 생각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주장이 앞서나가는?

(최승근) 그런 것도 있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을 때 쉽지 않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만 판단했는데 많이 후회됐던 건 이제 생각해보니 ‘아 그 사람 입장이 이랬던 거구나’를 느낀다. 좀 더 많이 들어보고 사람 관계를 살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있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보다는. 시각이 좀 넓었으면 좋았을텐데

초창기에 무슨 시야가 넓어

하하하

현장 가니까 더 느껴지나보다

(최승근) 그렇죠

그래서 계속 상근하면 안 되고 로테이션이 잘 돼야 썩지 않는다.

 

(엄수찬) 후회보다는 아쉬웠던 점이 있는 게, 당시 간부들은 아실텐데 개인적 심정으로. 간부들이 너무 고생을 하니까, 반대조는 어렵더라도 1과 간부들 전체 다 밥 한번 사고 싶다고 했었다. 그런데 다 모이기가 쉽지 않더라. 그게 아쉬웠다.

 

밥을 못 사줘서 아쉬웠다?

 

(엄수찬) 그렇다기 보다는 격려해주고 싶었는데, 조합 생겼으니까 끝까지 잘 한번 해보자 그런 얘기 하고 싶었는데 아직 못했다.

(최승근, 이경호) 어 그 때 밥 먹었었는데?

(엄수찬) 다 모이질 못해서

그건 간부들이 잘못한거지

(최승근, 이경호) 우리는 갔어요

열외 없이 다 모았어야지

(엄수찬) 아니, 모이기가. 쉽지는 않죠

조합원이 이런 마음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였어야. 이거 빨간 줄로 강조해야겠다. 그때 불참자 확인하고 남겨야 된다.


노동조합의 일원으로서 활동해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게 제일 중요한 질문일 수도.

 

(엄수찬) 초심 아닐까요? 처음 마음?

 

초심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

 

(엄수찬) 그렇지만, 저는 14~15년 동안 억압돼서 다녔는데, 아파도 아프다고 못하고 하다가 조합 생겨서 너무 좋아지니까, 물론 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예전 생각 못하고, 우리가 진짜 힘들었을 때 생각 못하는 거. 좋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지겠지, 내가 한 발이라도 더 뛰고 한 마디라도 더 격려해주고 해서 초심 잊지 않았으면 한다.


올챙이적 생각 안 하면 큰일난다. 조합 믿고 너무 해방돼서 자기 욕심부리고 편한 거 찾고 하면 안 된다. 어려운 시절 생각하며 마음 가다듬자.

 

(최승근) 일맥상통, 처음 목표는 다 하나였다. 마음 다 비슷하고 똑같았던 것 같다. 서로 힘이 되어 주려고 했던 마음. 잊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에 대한 열망, 100% 같았던 것 같다. 그걸 잃지 않고 계속 유지하자. 조합원 전부 다 이렇게 대답할 거 같은데?

 

(이경호) 저도 같은데 조금 다른 의미로. 요즘 미조직 사업, 다른 노동자와의 연대를 생각할 때, 그래서 저는 더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우리도 그랬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초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우리가 겪었던 걸 지금 겪고 있는 사람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게 있다면 좋지 않을까.

 

초심의 확장. 4년 지난 초심은 이런 거여야 한다.

 

(최승근) 지금은 하나의 회사지만 그때는 우리도 각자의 8개 회사였잖아요. 어느 쪽은 조직이 잘 되고 어느 쪽은 안 되고, 그럴 때 서로 돕고 땡겨주던 마음이. 또 우리가 망하면 우리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 다른 모비스 위아 부품사도 노동조합 성공에 큰 어려움이 있을 거란 생각 많이 했다. 그래서 이후 다른 지회들 설립됐을 때도 그런 마음이 있어서 조합원들 많이 나서서 참여했던 거 같다.

 

모듈사는 더 조직할 데가 없어요. 전기차로 가면 노조 없는 데 전력투구해서 키우는 방향으로 기업이 몰두할 거니까 우리가 잘 해서 그 쪽도 초심이 확장되도록 해야겠죠.

 

조합원 동료들에게 조합활동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이것만은 꼭 바꿔보자’ 하는 바람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 이유는? 내부에 쓴소리 좀 해야 되는데. 탄탄하게 노동조합 하고 있지만 이 안에서도 더 개선하고 태도를 고쳐야 할 게 있다면

 

ㅎㅎㅎㅎㅎㅎ(서로 미룸)

 

(엄수찬) 조합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제가 잘났고 남이 덜하다는 얘기가 아니고. 참여하는 사람 위주로만 참여하는 문제.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있다가 되는대로 묻어가고 소극적인 그런 마음을 안 가졌으면 한다. 같이 동참해서 같이 얻어내고 같이 투쟁하고 같이 연대하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여기 지회는 그런 사람이 되게 많은 게 아니라서. 라인별로 상황에 따라 그런 사람이 많은 구역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라인도 초창기보단 많이 좋아졌을텐데

 

(엄수찬)아주 많이 좋아졌다.

 

(최승근) 음, 굉장히 복잡하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게 뭘까 돌아보니 나도 별로 생각 안 하고 살았던 게 많더라. 큰 걸 바꾸자기보다도 관심과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지 않나 한다. 정말 잘하고 있는 사람도 굉장히 많은데

 

100%가 되길 바라는 거죠? 딱히 뭐 ‘이런 문제가 있어!’ 하는 건 별로 없다는

 

(최승근) 문제가 있더라도 전체가 그런 건 아니고 소소한 문제들이니까. 잘하고 있는 분들이 훨씬 많아서. ‘나는 잘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에게 와닿더라

 

작은 구멍 커지기 전에 메꾸자. 보편적인 문제로 집어서 얘기할 것은 전체적인 분위기에서는 없으니까 조금 부족한 부분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부족한 게 약화될 거라는 얘기.

 

노동조합의 전반적인 활동에서 좀 더 보완해서 나갈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는?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좀 더 넓게 볼 수 있으니까. 맏형 뻘이라 다른 지회보다 조금 더 잘 해야 되는 과제가 있다. 맏이가 문제 되면 집안에 문제 생기고, 현대기아차 문제 되면 노조 전체에도 악영향이고, 화성지회 휘청휘청하면 전국 모듈부품사에 악영향이니까. 조금 더 무게감이 있는 질문일 것이다.

 

(최승근)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동) 하하하

(최승근)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보완이라고 생각하고.

 

회의할 때 맨날 웃고 떠들던데

(최승근) 그거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회의 딱딱하면 듣는 순간 힘들어요. 웃으면서 즐겁게 하는 거 굉장히 좋은 거 아닙니까?

 

저는 별로 기분 안 좋아요. 맨날 웃고 있는 거 보면. 지금보다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

 

(최승근) 지금 즐거운지 안 즐거운지 잘 모르겠지만, 스트레스 좀 덜 받고, 현장의 조합원도 즐겁게 일하면서 소소하게 하는 게

 

의도적으로 더 즐겁게?

 

(최승근) 아 그럼요. 가끔 의도적일 필요도 있습니다.

 

(엄수찬) 8번 답변과도 비슷한데, 수석님, 지회장님, 부지회장님, 교선부장님 교육하실 때 한두 번씩 이런 얘기 하셨다. 노조 하루 이틀하고 그만둘 거 아니지 않냐. 계속 2~30년 끌고 갈 노조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저를 비롯해서 화성지회 전체 조합원이 간부들 믿고 쭉 갔으면 좋겠다. 늘 모자라겠지만 그래도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고 내년보다 그 다음 해가 더 좋고. 더 좋아지지 안 좋아질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길게 넓게 멀리 보고 차근차근 대장정을

 

(엄수찬) 당장 눈앞에 이익에 달려들지 말고 더 튼튼하게

 

노사관계에서 반드시 경계해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는? 위원회, 산보위, 노사협의회 등등 많이 하는데. 회사도 공장 하나로 합치고 노무관리체계가 일원화되고 구축됐다. 회사 소식지 보니까 전국에서 최고 수준인 듯?

 

(최승근) 그거 만드는 사람 뽑은 거 같아요.

 

모비스가 지원을 해주겠죠. 화성에서 모델로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도 있겠고. 물론 지회가 더 잘 하지만. 회사도 노사관계에서 유연하게 하면서 대등한 관계, 협조적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전력투구하는 걸로 보인다. 내년부터 모든 모듈부품사가 공동교섭을 하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 뿐 아니라 노사관계도 전환 중이라.

 

(최승근) 얘기를.......

 (엄수찬) 잘 모르겠는데.......

 

노사관계를 하다보면 개별접촉, 조합 간부 은밀하게 만나자 하거나, 조합원 중에 신경 써서 포섭한다거나 여러 가지 노력을 회사는 할 텐데, 그런 과정에서 이런 정신은 지켜야 한다는 게 있다면

 

(최승근) 그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경계해야 할 게 뭐냐고.

 

(이경호) 신임 사장 부임 후에 따로 대의원이나 조합원 밥 먹자 하고 그 자리에 사측 또 부르고 그런 노무관리 노력을 하는 모습이 있었다. 임단협 시작하면서 하지 말자고 논의하고 단절했는데. 그렇게 다가오는 모습이 있긴 있다.

 

회사가 그거 말고 할 일이 별로 없죠.

 

(엄수찬) 대표이사님이 처음 뵙는 분인데 인사하면서 막 다가오시더라.

 

아마 계속 일상적으로 그럴 거에요.

 

(최승근) 엄청 띄워주는 척하고 이간질하는 것도 많이 한다.

 

(이경호) 제가 느끼기엔 노사관계라는 게 결국 힘의 싸움이라 힘이 있으면. 힘이 파업같은 거라기보다는 조합원의 관계가 단단하게 얽혀 있는 힘.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기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인 거 같다.

 

회사가 할 일이 원래 그거니 욕할 거 없다.

 

(최승근) 그러니까요.

 

경계를 확실히 서면 안 먹히는 건데, 욕하게 되면 그쪽은 다가오고 이쪽은 도망가는 거기 때문에 나중에 먹히는 거다.

 

(최승근) 경계는 ‘나’를 경계해야하지 않을까요.

 

회사가 어떤 노사관계의 전략을 쓰던 우리가 어떻게 응집력을 갖추고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 그런 면에 확고하면. 조합에 비판적인 사람은 항상 있는 거니까 은밀하게 만나고 보안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키워가는 목적의식적인 노력은 할 수 있고 지회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회사도 지회 내의 세력을 만들어야 할 거니까. 이런 얘기를 서로 하면서 경계를 하면 튼튼해질 것이다. 그런 측면의 질문이다.

 

지회와 조합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엄수찬) 지회는 지금 교섭하고 있는데, 열심히 잘 해서 올해도 좋은 결과 만들길 바라고 저 포함해서 조합원에게는 조합이 튼튼하게 생겼으니까 믿고 정년퇴직할 때까지, 제가 18년 남았는데

이야, 18년 씩이나. 첫 직장인가.

(엄수찬) 아르바이트는 많이 했는데, 전역하고 바로 왔으니 첫 직장이다.

(이경호) 장기근속 포상 30년 만들어야겠는데

(엄수환) 내년에 15년 장기근속 포상 나온다. 입사로 따지면 올해가 15년인데 업체 변경 전 인정이 안 돼서. 정년퇴직까지 행복하게 다니자.

 

(최승근)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건데,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즐겁게 노동조합 활동했으면 한다. 지금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넓게 같이 조금 더 관심있게 호응있게 해서 넓고 깊게 갔으면, 전체가 일조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나 격려의 한마디를 한다면?

 

(최승근) 잘 했다. 못 해도 괜찮다. 더 열정을 갔고 살아갔으면 한다.

 

(엄수찬) 15년 열심히 꿋꿋하게 버텼으니까 18년 행복하게 회사생활 하자.

생활한 기간보다 앞으로가 더 기네. 좋으시겠습니다.

 

[후기]

인터뷰 어땠어요? 추가보완 의견도 좋고 빼는 것도 좋고.

 

(최승근) 내가 어떻게 해왔는지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이런 생각 자체를 안 해보고 살았던 것 같다. 노동조합에 대해 한 번 더 깊게 생각한 계기가 됐다.

 

(엄수찬) 생애 첫 인터뷰라. 누가 추천을 해주셨대서 오긴 왔는데, 해보니까 좋네요. 승근이가 고등학교 후배인데, 아는 후배랑 하니까 마음이 좀 편했고. 이경호 교선부장님도 노조 생기고 알게 돼서. 이런 분위기가 참 좋다. 아쉬운 건 하나동이랑 이화동, 지금은 다 같은 회사 같은 조합원이지만 소통할 기회가 적은 게 아쉽다.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아서.

 

구조적인 문제. 기업노조 있는 한 라인 조건이 있고 뿌리가 깊은 것. 조합 만들고 서로 벽이 없어졌어도, 또 기업노조가 없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일텐데. 저마다 다른 거리감이 조금 있고 인위적으로 소통하긴 어려우니까.

 

(최승근)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 동아리 활동 많이 하면서 서로 하는 일, 어려움도 이해하고 일상 공유하고. 이화 쪽도 원래 샤시 칵핏 전혀 다른 집단이었는데. 조합 만들고 같이 있으면서 맨날 밥 먹고 하니까. 조합활동 아니면 옆 동에 동료 어떻게 알겠나. 같이 맛있는 거 먹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다음에는 인터뷰 하실 때 맛있는 거 놓고 편안하게 얘기하셨으면. 그래야 편하게 ‘뭐 이런 게 필요합니까!’ 소리도 지르고.

 

(이경호) 2번 질문은 조합활동에서 어떤 장면이라기보다 소소한 에피소드를 묻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반영해서 진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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