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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질리언스(Resilience)는 라틴어 'resilio'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충격이 가해져 변형되었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성질'을 뜻한다. 본래 심리학적으로 정신분열증을 앓는 부모의 자녀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정립된 개념이었으나, 점차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되면서, 지금은 '충격이나 변화,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적응하고,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 즉 '회복력'이나 '회복탄력성'을 의미하게 되었다.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재해나 재난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회조직을 원상복구하는 과정에서 리질리언스의 중요성은 굉장히 크다. 특히 사회구조가 복잡다변화 된 데다가 기후변화라는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재해 발생빈도와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리질리언스는 회복력 뿐만 아니라 사전예측력, 예방력, 개선력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즉, 정확한 사전예측을 통해 재해를 최소화하고, 혹시 재해를 당했더라도 정상 수준에서 크게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며, 보다 빠르게 정상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폭우 재해를 예로 들면, 지역적 재해 특성(침수 흔적도, 침수 면적, 위치, 피해 유형, 취약인구 등)을 분석해 미리 제방 대책을 수립하고, 실제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피해자들을 구조 및 이주시킨 뒤, 상황이 지나간 뒤에 피해보상 및 원상복구, 나아가 기존 제방 대책을 재점검 및 보완하는 일련의 개념을 리질리언스라고 볼 수 있다.

리질리언스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물리적인 의미의 리질리언스와 생태적 의미의 리질리언스다. 물리적인 리질리언스는 외부 힘에 의해 변형된 후, 원래의 모양과 크기로 돌아오는 스프링을 연상하면 된다. 내외부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변화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이전 상태로 되돌려놓는 능력을 의미한다. 생태적인 리질리언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회복을 넘어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물리적 리질리언스가 높은 조직은 원상복구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생태적 리질리언스가 높은 조직은 위기극복을 통한 발전을 더 주목하게 된다.

이렇게 리질리언스가 강조되는 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의 원인은 복잡성(Complexity), 첨단기술(High-tech), 민첩성(Agility), 개방성(Openness), 성장 둔화(Slowdown) 등 '카오스(CHAOS)'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결정권자들은 도처에 숨어있는 의외성에 수시로 직면하게 되고,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불확실성의 확장은 위기 상황을 회피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리질리언스가 충분한 조직이라면, 위기를 통해 '탄성계수'를 늘려나갈 수 있다. 위기를 통해 쌓인 경험을 시스템에 충실히 반영함으로써 다시 위기에 직면하더라도 회복이 빨라지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

리질리언스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환경 이해력, 전략 수립력, 목표 추진력이다.

환경 이해력은 현재 처해져 있는 상황과 취약성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는 기준이다. 조직의 취약성 뿐만 아니라 가용 가능한 역량과 기술을 인지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없는 문제점을 최소한 모니터링이라고 하고 있어야 한다. 환경 이해력이 충분하기 위해서는 기술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현재 상황에 대해 가감없이 소통하고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전략 수립력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하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토대가 마련되어 있어야 가능한다. 이를 통해 조직 내외부의 인적 자원과 기술 자원 등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위기를 극복하며 축적된 경험은 노하우와 관리 능력으로 승화되어 확고한 경쟁력으로 정착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목표 추진력은 낙관적인 믿음을 통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긍정적, 창조적임과 함께 유연한 문화를 갖춰야 한다. 이는 '브리콜라주(bricolage)'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임시 변통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유연함을 뜻한다. 구성원들이 창조적이고 유연하면 위기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리질리언스는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대 사회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사회 뿐만 아니라 기술, 제품 단위에서도 리질리언스가 충분히 고려되었는 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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