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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익명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잡는다 지캐시

2013년의 어느 날,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연구진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것은 바로 암호화폐에 대한 프로젝트였고, 곧 제로코인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로코인은 제로캐시라는 이름을 거쳐 지캐시라는 지금의 시스템으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특히 지캐시의 출범 전후에는 탄탄한 개발진과 JP모건의 파트너십 이슈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었다.


지캐시의 창업주 주코 윌콕스 [image from: https://www.alexfortin.com/discover-worlds-first-100-anonymous-cryptocurrency-zcash-ceo-zooko-wilcox/]

지캐시를 주도하고 있는 창업주 주코 윌콕스(Zooko Wilcox)는 암호학 관련 스타트업에 숱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며, 암호학의 대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과 함께 일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제로캐시 시절까지 비트코인 기반의 블록체인에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 지캐시의 탄생과 함께 독자적인 블록체인을 구축했다. 2016년 10월 28일은 이러한 결실이 제네시스 블록(가장 처음 생성되는 블록)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지캐시는 독자적인 블록체인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면 비트코인과 별 다를 바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발행수량이나 반감기 등이 모두 비트코인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캐시는 결정적인 기술력으로 비트코인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같은 익명화폐로 취급되는 대시와 모네로와도 뚜렷한 차별 점을 두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 결정적인 기술력이란 무엇일까? 바로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이다.

지캐시는 이 영지식 증명을 통해 비트코인의 불완전한 익명성을 보완하고, 대시와 모네로의 단점(대시의 마스터 믹싱과 모네로의 링서명으로 인한 거래주체 불확실성) 으로 지적되던 투명성까지 지킬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2.암호학의 정수 영지식 증명

영지식 증명의 개념 자체는 지캐시 이전에도 학계에서 많이 의논되던 주제였다. 이 증명의 방식은 A가 B에게 어떤 사항을 증명할 때, 그것이 참 혹은 거짓인지의 여부만 노출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드러나지 않게끔 진행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증명을 요구 받는 증명자 A가 벌일 행동들에 대한 대비책들이 강구되어야 한다. 예컨대 A가 딴 마음을 품고 A의 증명을 확인하는 검증자 B에게 일부러 잘못된 증명을 한다 해도 B는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알 수 있어야만 한다. 반대로 A가 진실된 증명을 할 때에도 B는 그것이 진짜 참인 증명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학계의 여러 사람들은 영지식 증명의 이와 같은 전제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방식을 고안했으나, 특별히 지캐시는 여러 방식 중에서 zk-snarks(zero-knowledge succinct non-interactive arguments of knowledge)라는 비대화형 영지식 증명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체계를 구축해냈다. 그럼 A와 B 사이에 대화도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영지식 증명의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식은 도대체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장 자크 키스케다는 ‘어린이들을 위한 영지식 증명’이라는 논문에서 이 증명 방식을 매우 단순하게 설명했다. ‘페기’와 ‘빅터’라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두 사람은 영지식 증명을 실험하기 위해 ‘나는 비밀 키를 정말 가지고 있다’라는 명제를 설정하고 두 갈래 길 뒤에 비밀 문이 있는 어떤 동굴 앞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페기는 빅터에게 자신의 명제가 진실임을 밝히는 증명자, 빅터는 페기가 말하는 명제가 진실이 맞는지 확인하는 검증자의 역할을 맡기로 한다.


<그림1> 오직 증명의 참, 거짓 여부확인만을 위해 빅터는 동굴 외부에서 페기를 기다려야 한다. [image from: https://en.wikipedia.org/wiki/Zero-knowledge_proof] 영지식 증명에서는 해당 명제가 참, 거짓인지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노출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검증자인 빅터는 증명자인 페기의 증명과정을 보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페기가 두 갈래 길 중 어느 하나로 들어갈 때까지 빅터는 그 모습을 보지 않고 외부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림2> 비밀문에 도착한 페기는 명제의 진실확인을 위해 빅터가 요구하는 통로로 나와야 한다. [image from: https://en.wikipedia.org/wiki/Zero-knowledge_proof] 그런 다음 페기가 비밀 문에 도착하면 그때서야 빅터가 동굴 입구로 들어와서 참, 거짓을 확인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때 빅터는 동굴 통로 A, B 가운데 원하는 곳을 페기에게 불러서 페기가 정말 그 통로로 나오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참, 거짓 여부를 가리게 된다. 만약 페기가 비밀키를 진짜 가지고 있다면 빅터가 원하는 통로로 계속해서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에 페기가 비밀키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50%의 확률로 페기는 빅터가 원하는 통로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림3> 명제가 진실임을 확실히 증명하기 위해 위와 같은 그림1, 2, 3의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image from: https://en.wikipedia.org/wiki/Zero-knowledge_proof]

따라서 영지식 증명은 기본적으로 확률의 법칙을 바탕으로 하는 증명 방식이라 볼 수 있다. 단 1번의 증명절차로 참, 거짓이 100% 가려지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과정을 무한정 반복하게 되면, 결국 페기가 증명해야 할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100%에 수렴되게끔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3. 지캐시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

위의 예시를 통해 지캐시는 자신들만의 영지식 증명으로 A와 B끼리 거래를 하고있다는 사실, 즉 투명성을 지키면서도 그 외의 모든 것은 노출되지 않는 익명성까지 확보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장점만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영지식 증명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 확률을 100%에 가깝게 만들려면 증명과정의 엄청난 반복이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는 그만큼의 컴퓨팅 파워가 요구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실제로 서비스가 확대되기에는 너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또한 이더리움의 메트로폴리스 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바로 영지식 증명의 도입에 있다. 이러한 이더리움 측의 방향은 가장 큰 장점으로 영지식 증명을 가지고 있는 지캐시에게 위협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림4>Jubjub을 통해 익명거래의 전송속도와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것에 성공한 지캐시 [image from: https://z.cash/blog/cultivating-sapling-faster-zksnarks.html]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캐시의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얼마 전 Jubjub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여 자신들의 핵심 툴인 zk-snarks를 크게 개선한 것이 하나의 청신호라 할 수 있다. Jubjub을 통해 지캐시는 그동안 문제 되었던 익명거래 전송속도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다시 말해 영지식 증명 후발주자들이 단숨에 따라 올 수 없는 기술을 지캐시가 점점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캐시는 2018년 Sapling을 통한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


4. 익명화폐 기술의 현주소를 찾아서


<그림5>네덜란드산 컬버린이 중국으로 넘어와 유래된 홍이포 [image from: https://ko.wikipedia.org/wiki/%ED%99%8D%EC%9D%B4%ED%8F%AC]

1636년에 시작된 병자호란 당시의 기록을 보면 청나라의 홍이포(紅夷砲)에 놀라 조선의 병사들이 도망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00년 뒤, 조선의 왕 영조 때에 이르러 홍이포를 도입했다는 사실이 실록에 등장한다. 이렇게 도입된 홍이포의 쇠락은 1866년 병인양요에 이르러서야 조선이 외세와의 현저한 기술력 차이를 절감하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즉, 조선이라는 공간에서는 홍이포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기까지 무려 200여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국가권역별로 겨우 이루어지던 네트워크 공간은 통신의 발달, 비행기의 등장 등으로 인해 글로벌 네트워크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으며, 이에 따라 변화의 속도는 점점 단축되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컴퓨터의 등장 이전에 활판 인쇄를 담당했던 식자공이 있다. 이 식자공의 인기는 한국에서 20세기에 시작됐지만, 같은 20세기인 1990년대에 컴퓨터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자취를 감추고 만다. 앞서 말했던 홍이포의 사례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시간에 하나의 존재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시대를 뛰어넘어 블록체인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한 하나의 단일된 이 세계에서 인간은 더 이상 무엇을 만들어내는 데 현실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의 속도도 극적으로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익명화폐도 이 블록체인의 세상 속에서 해가 다르게 진화해가고 있다. 지금까지 믹싱 서비스, 링서명, 영지식 증명 등 다양한 개념을 소개했지만 이것들이 익명화폐의 오늘을 전부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다름으로 현재의 역사에 초점을 맞춰 또 다른 코인을 소개하겠다.


5. 코모도의 계보도

지금까지 지캐시(Zcash)에 대해 탐구했다. 이번에는 지캐시의 DNA를 이어받은 또 다른 익명 화폐, 코모도에 대해 탐구하겠다. 이를 위해 먼저 코모도의 역사적 계보를 살펴보자.


5.1 슈퍼넷 계보

코모도에는 두 가지 계보가 존재한다. 먼저 첫 번째 계보는 [노바코인(Novacoin)](http://novacoin.org/ → 비트코인다크(Bitcoindark) → 코모도(Komodo)로 이어지는 슈퍼넷(Supernet)의 계보이다. 슈퍼넷은 자유와 분권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연합체이자, 서로 다른 암호 화폐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는 탈중앙 플랫폼이다. 이 슈퍼넷의 개발진들이 서로 다른 암호 화폐를 묶어주는 탈중앙 암호 화폐 교환소 플랫폼을 목표로 코모도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코모도의 뿌리는 2013년 2월 12일 출시된 노바코인으로부터 비롯한다. 그리고 슈퍼넷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4년 7월 9일 첫 번째 프로젝트인 비트코인다크가 탄생했다. 그 후 2016년 9월 1일 비트코인다크의 아이디어와 탈중앙 암호화폐 교환소 InstatnDEX(integrated instant decentralised exchange)를 계승한 두 번째 프로젝트 코모도의 출시가 발표된다. 이 때문에 코모도는 비트코인다크 2.0을 자처하며 지금도 비트코인다크와 코모도의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는 슈퍼넷의 개발자이자, 지캐시의 개발자였던 닉네임 jl777, 제임스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경쟁자는 서로가 아닙니다. 경쟁자는 실물화폐입니다. 어떤 암호화폐가 잘되더라도, 우리 모두 이익을 얻습니다." -jl777 *슈퍼넷 소개 https://bitcointalk.org/index.php?topic=1644070.0

5.2 영지식 증명 계보

코모도의 두 번째 계보는 영지식 증명 계보이다. 영지식 증명의 계보는 2013년 제로코인, 2014년 제로캐시, 2016년 지캐시로부터 비롯한다. 여기서 지캐시의 개발자였던 jl777이 코모도 프로젝트로 독립하면서 코모도가 탄생한다. 코모도는 지캐시로부터 분기되었으며(forked), 지캐시의 비대화형 영지식 증명 기술 zk-SNARKs(Non-interactive zero-knowledge proof)을 활용한 익명 화폐이다.

따라서 코모도의 계보도를 두 가지로 그릴 수 있다. 하나는 비트코인다크의 탈중앙 암호화폐 교환소 계보, 다른 하나는 지캐시의 영지식 증명 계보이다. 비트코인다크와 지캐시가 코모도의 부모라 본다면, 코모도는 비트코인다크와 지캐시의 자식으로 볼 수 있다.


<그림4> 코모도의 계보도 제로캐시 http://zerocash-project.org/ 코모도 발표 https://bitcointalk.org/index.php?topic=1605144.0 제로코인 http://zerocoin.org/ 노바코인 http://novacoin.org/


6. 익명화 플랫폼의 끝판왕, 아가마 지갑

코모도의 아가마 지갑은 비트코인다크와 지캐시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비트코인다크의 탈중앙 암호화폐 교환소 InstantDEX와 지캐시의 영지식 증명 익명화 기술을 구현한 공간이 바로 아가마 지갑이다. 아가마의 BarterDEX에서 모든 화폐를 P2P(peer to peer)로 KMD로 교환하고, 그렇게 교환한 KMD를 Jumblr(코모도 기반의 완전한 탈중앙 익명화 플랫폼)에서 익명화된 KMD로 바꾼다. 비트코인의 익명화 과정을 예로 들자면, BTC → KMD → 익명화된 KMD → 익명화된 BTC의 과정이다. 그리고 이렇게 Jumblr에서 익명화된 BTC를 BarterDEX의 교차 체인 아토믹 스왑< cross chain atomic swap>(서로 다른 체인에 속한 거래 당사자가 직접 통신하여 거래하는 방식)을 통해 다시 비트코인 블록체인으로 전송한다. 이 BarterDEX와 Jumblr를 통해 어떤 화폐든지 익명화시키고 아토믹 스왑을 통해 다른 블록체인 간에도 교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코모도의 개발 목표인 것이다. 한마디로 아가마 지갑은 어떤 화폐든지 다 익명화시켜버리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Jumblr는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기에 어디까지 구현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코모도가 목표로 하는 탈중앙 익명화 플랫폼의 발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그림 5> 아가마 지갑의 예시


<그림 6> 아가마 지갑의 예시


<그림 7> 아가마 지갑의 예시


7. Cypherpunk 선언문

‘프라이버시는 비밀 유지가 아니다. 비밀은 누구도 알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지만, 프라이버시는 (의도하지 않은) 모두가 알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다. 프라이버시는 세상에 자신을 선택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힘이다. 열린 사회의 프라이버시는 암호화를 필요로 한다. 내가 어떤 것을 말하면, 내가 의도한 사람들만이 듣기를 원하는 것이다.'

1993년 한 그룹의 활동가들이 Cypherpunk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는 열린 사회에서 프라이버시(privacy)의 근본적인 중요성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암호화의 필요성을 탐구하는 문서이다. 1993년, 그리고 지금. 이들이 그렇게나 원하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한 암호화 기술은 오늘날에 와서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다.

프라이버시와 검은 돈. 이 둘은 익명 화폐의 두 얼굴이다. 자신의 행적을 누구에게나 보이고 싶지 않다는 욕구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이다. 그러나 국가는 정보 기관을 이용해 개인의 사생활과 검은 돈을 추적하고 싶어한다. 탈중앙화와 중앙집권화.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갈망과 국가의 통제로부터 벗어난 검은 돈에 대한 추적. 이 둘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일까?

어찌되었건 전쟁은 이미 시작된 듯 하다. 바로 블록체인에 대한 국가의 규제로부터 말이다. 이 싸움의 승리는 당분간은 국가에게 돌아갈 것 같다. 하지만 이 싸움의 최종 승자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근원적이고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8. 익명화폐가 추구하는 익명성이란?

비트코인 이용자들은 초기에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익명성을 담보해준다고 믿었으나, 그들이 익명성이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유사익명성(pseudo-anonymity)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비트코인 계좌를 만드는 데에는 개인의 신원이 필요하지 않지만,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 상에 쌓일수록, 그리고 매 거래시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키가 노출되면서 익명성은 사용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깨지게 된다. 오히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공개키만 알면 그(공개키 소유자)의 모든 거래 내역과 잔고를 누구나 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전혀 안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블록체인에서 익명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고, 이러한 노력은 대시, 모네로, 지캐시 등 여러가지 알트코인들을 낳았다. 그렇다면 익명화폐 프로젝트들이 추구해온 익명성이란 무엇일까? 익명화폐가 추구하는 익명성은 허용되지 않은 제 3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사실을 알 수 없게 하는 것이다.

•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통해 제 3자가 수신인을 파악할 수 없어야 함. •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통해 제 3자가 거래금액을 알 수 없어야 함. •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통해 송금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야 함(어떤 방식의 분석을 통해서도 송금인에 관한 블록체인 밖의 데이터와 매칭될 수 없어야 함)

Privacy, Confidentiality, Anonymity 는 엄밀히 말하면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익명화폐의 역사에서는 이 세 가지를 추구하는 노력이 일관되고 통합적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익명성, 개인정보 보호 등의 단어를 이야기할 때는 세 가지 개념을 모두 담고 있다.


9. 익명화 기술들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암호화폐 혹은 기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때론 위 세 가지 특징 중 한 가지 혹은 두 가지에만 집중해야 했고, 각각의 특징을 어떤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불완전하게, 어떤 경우에는 거의 완전하게 구현시킬 수 있었다.

Coinjoin 과 같은 비트코인 믹싱 서비스, Dash 의 마스터노드 믹싱은 송금인이 보내는 코인을 다른 이들의 코인들과 섞어서 송금인을 알 수 없게 만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레벨의 익명화 기술이다. 일반적인 비트코인 전송에 비해 송금인을 추적하기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블록체인을 분석하여 추적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Bytecoin, Monero와 같은 CryptoNote기반의 암호화폐는 믹싱 서비스와 달리 링서명(Ring Signature)를 통해 보내는 이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고, Stealth Address를 이용하여 거래시 공개하는 키가 블록체인 상에 나타나지 않게 한다. 또한 Monero는 Ring CT (Ring Confidential Transaction) 기술을 이용하여 송금액까지 감출 수 있다. Zcash와 Komodo가 이용하는 zk-SNAKRs는 보내는 이와 송금액을 감추는 익명화 기술이다.

기술 (소개된 편)숨기는 것적용된 익명화폐 혹은 서비스Mixing보내는 이Coinjoin, DashStealth Addresses받는 이Bytecoin, Monero, ZcashRing CT송금액MoneroRing Signatures보내는 이Bytecoin, Monerozk-SNARKs보내는 이, 송금액Zcash, Komodo

10. 앞으로의 가능성**

10.1 zk-STARKs

지캐시(Zcash) 에서 쓰이고 있는 zk-SNARKs 기술은 현재까지의 익명화폐 기술 중 앞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Zcash 이외의 개발팀들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은 Metropolis 업그레이드를 통해 zk-SNARKs 기술을 도입하였으며, 또다른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인 Tezos 또한 Zcash의 설립자 Zooko Wilcox 의 자문을 받아 관련 기술을 도입하였다.

하지만 영지식증명 기반 암호화기술 또한 계속해서 발전 중이다. Zcash 팀에서 개발 중인 기술 zk-STARKs. Zcash 개발진 중 한 명인 Eli Ben-Sasson 교수(이스라엘 Technion Institute of Technology)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 기술은 zk-SNARKs보다 저렴하고, 빠르고, 확장성이 좋고, 안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증명에 필요한 블록 사이즈가 너무 큰 것이 단점이다.

(관련 기사: https://www.coindesk.com/zk-starks-new-take-on-zcash-tech-could-power-truly-private-blockchains/)


10.2 익명 스마트 컨트랙트 (Private Smart Contract)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대쉬, 모네로, 지캐시 등 화폐 지불 용도로만 쓰일 수 있게끔 설계된 블록체인과 달리 튜링완전(Turing complete)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를 사용하여 스마트 계약을 생성해낼 수 있는 블록체인이다.

스마트 계약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 쓰여지고, 일반 트랜잭션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블록체인 노드에 의해 실행된다. 스마트 계약은 제 3자를 신뢰할 필요 없이 블록체인에 명시된 방식대로 즉시 계약이 이행되는 방식이므로 빠르고, 간편하고,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은 모든 이에게 공개되는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있어서 코드(그리고 코드가 나타내는 비즈니스 로직)와 상태(계약에 저장된 정보 등) 및 해당 계약의 모든 인풋과 아웃풋을 누구나 읽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사적인 계약과 거래를 수행하기에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더리움재단은 예전부터 익명 스마트 컨트랙트(private smart contract)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고, 이와 관련된 내용이 Metropolis 업그레이드에도 포함되었다. 즉, 지캐시(Zcash)의 zk-SNARKs 기술을 이더리움에 도입하는 것이 2017년 9월 19일 시작된 이더리움 Metropolis 업그레이드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이다. 물론, Zcash도 그렇듯이 zk-SNARKs 의 도입으로 모든 이더리움 거래가 익명화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Metropolis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더리움 플랫폼 내에서 익명 전송이 선택적으로 가능해졌다.

한편, 기존 블록체인과 차별화된 거버넌스를 추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 Tezos(테이조스)는 장기적 목표 중 하나로서 zk-STARKs 도입을 계획하며 Zcash의 설립자 Zooko Wilcox를 자문위원으로 두고 있다. 앞으로 이더리움이나 테이조스와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에서 익명 거래가 가능해진다면 익명 스마트 컨트랙트 또한 가능해질 것이다.

(참고: https://z.cash/static/R3_Confidentiality_and_Privacy_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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