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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난, 무슨 존재였던 걸까.

그런 직감이 들기 시작한 건 일요일 새벽이였어. 너가 그렇게 일찍 그리고 오래 자지 않는다는 거 쯤은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그래도 월요일에 일어나기 전까진 믿었었어. 당장 며칠 전만 해도 그럴 리가 없다 생각했으니.

월요일 아침에 일어난 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어.

나는 속으로 계속 그럴 리가 없다며 되뇌였지. 그리고 너가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있는데 나까지 흔들리면 너의 올바른 선택에 방해가 될까 봐 일부러 감정을 숨기고 있었어. 결국 너가 헤어지는게 좋을 거 같다고 한 그때부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계속 하게 되더라.

나는 너가 헤어지자길래, 혼자 있고 싶다는 걸로 받아들였어. 그래서인지 그 당시는 크게 충격받진 않았었어. 그치만 너가 얼마 되지 않아 프로필도 상태메세지도 바꿀 때, 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 마치 지금껏 나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거 같았거든.

난 지난 35일 동안, 무엇에 그리 행복했던 걸까.

내가 믿었던 사랑은 그저 상상 속의 존재였던 걸까?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어. 내가 찌질해서 자살한다 어쩐다 하면 그런 일이 안 일어났을까. 내가 강압적으로 그 사람을 차단하라 했다면 그런 일이 안 일어났을까. 아니면 내가 감정적으로 표현했다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까. 어이 없는 가정이지만.

너도 힘들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나라고 힘들지도 슬픔을 느끼지도 않는 건 아니야. 나도 똑같은 사람이지만 참고 있었을 뿐이니까.

돌아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거, 정말 멍청하고 안쓰러운 일이야. 하지만 난 알게 됐어. 그걸 알면서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걸.

난 너의 선택을 존중할 수는 있지만, 이번만큼은 너의 선택이 잘못된 거라 믿고 싶어. 나중에 너의 선택이 후회되는 때가 온다면, 언제든 돌아와 줘. 기다리고 있을 테니.

미련 남겨서 미안해.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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